정확히 1년 하고 3일이 되었네요.제가 이 블로그에 들어온 날이 말입니다. 이제는 기약 없는 작별인사를 하여 합니다. 20년 가량 제 인생의 1/3 가량을 함께 해 봤던 야구 그리고 그 주변의 모든 것들 이제는 잠시 내려 놓으려 합니다.
1990년 쯤으로 생각이 됩니다. 당시 빙그레 이중화 선수의 중전 안타 때 쏜살 같이 2루를 거쳐 3루로 슬라이딩 해 들어가던 이정훈 선수의 모습에 매료되서 야구를 알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설종진, 강혁, 조성민, 백재호가 이끄는 신일고등학교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야구는 제 삶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야구에 대해 이것저것 계산 할줄 알고 미쳐가기 시작 할 무렵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옹알이 땐 이후 부터 함학수 함학수 노래를 부르고 다니더니 결국은 나처럼 너도 야구에 미쳐 가는것 같아서 좋다고." 그랬던 야구를 이제 잠시 나마 제 삶에서 지워 볼까 합니다.
어려서 부터 동경 했던 내 우상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하고싶어서 여기 저기돌아 오마이뉴스를 거쳐 여기에 흘러 들어오게 된 1년 짦으면 짦고 길면 긴 시간 이었지만 그 동안 야구 그리고 이 블로그 또 많은 누리꾼 분들과 "야구" 하나로 함께 했던 시간들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제 일상으로 돌아 가려 합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왜 야구를 놓고 가냐고 물으신다면 야구관련 되는 여러가지를 하면서 알고 싶지 않았던 일 보고 싶지 않았던 모습들 그리고 은근 야구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들을 두고 떠나려 합니다.
야구와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 졌던 여기서의 시간을 포함 해 2년이 조금 못되는 시간 동안 저 자신을 많이 잃어 버린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야구 그리고 야구관련 일들은 제 취미 일 뿐이어지만 어느 순간 취미가 아닌 스트레스로 다가 오면서 이제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더 라고요.
가장 큰 이유는 제 본 직업 때문에 이런저런데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제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눈길을 돌리던 야구가 다른 스트레스를 준다는 사실이 별루 반갑지는 않더라구요.
그렇다고 영원히 야구를 버리거나 하지는 않겠습니다. 2001년 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한 2년 가량 앞만 보며 달려오면서 저를 쉴수 있게 만들어 줬던 친구가 야구였던 만큼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을 앞둔 지금 현실이 힘들면 언젠간 야구라는 녀석을 다시 찾을 날이 있겠지요.
주저리주러리 말이 길었습니다. 그동안 놀러와서 욕을 하건 반론을 하건 해주셨던 많은 분들 감사 했습니다. 제가 다시 돌아 올 때 여기 제 공간이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이 되었던 아니면 다른 어느 온라인 공간이되었건 그것도 아닌 야구장 현장이 되건 간에 반갑게 인사 정도는 해 주신다면 감사하게 생각 하겠습니다.
자..이제는 정말 마지막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날 더운데 모든 분들 건강 유의 하시고 Stay Strong~~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