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가 드디어 개막한다. 기나긴 겨울 동안 야구를 그리워했던 팬들도 이제 기지개를 켤 때가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과연 어떤 재미를 통해 팬들을 즐겁게 해줄까?
지난 오프시즌은 그 어떤 해보다도 선수들의 이동이 많았다. 팀 별로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한 자리씩 늘어났고, 규정에 따라 그 자리는 전부 타자로 채워졌다. 그로 인해 각 팀의 전력도 작년보다 강해졌다는 평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향평준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올 시즌의 프로야구는 어떤 구도로 진행될까? 그리고 9개 팀 중 4팀만이 진출하는 가을잔치의 주인공은 또 누가 될까? 개막을 앞두고 각 팀의 올 시즌 전망을 간략하게나마 해본다. 순서는 지난해 정규시즌 순위를 따랐다.
1. 삼성 라이온즈 – 임창용 없이도 강한데…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났고, 안지만이 그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었다. 제아무리 검증된 안지만이라 하더라도 셋업맨과 마무리는 엄연히 다른 것. 무조건 낙관할 순 없었다. 그런데 임창용이 컴백했다. 유일한 걱정거리마저 사라진 셈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한 팀이다. 지난해 삼성이 1위가 아니었을 때도 선수들은 ‘결국은 우리가 우승할 것 같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일 듯. 이것은 또 다른 무형의 자산이 되어 삼성 선수들을 지탱해줄 것이다.
윤성환과 장원삼을 중심으로 한 토종 선발진이 든든하고, 불펜이 막강하다는 것이 삼성의 최대 강점.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 등 좋은 타자들이 있기에 외국인 타자로 2루수인 야마이코 나바로를 영입할 수 있었다. 이래저래 삼성의 여유와 강점이 묻어난다. 단, 주전 포수가 불확실하고, 주전급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 ‘노련함’과 ‘노쇠화’는 한 끗 차이다.
2. LG 트윈스 – 작년 성적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야…
지난해 LG가 정규시즌 2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4명의 3할 타자,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10승 이상을 기록한 선발 트리오, 그리고 마무리 봉중근의 존재 덕분이다. 그런데 3할을 쳤던 이병규(41), 이진영(35), 박용택(36), 정성훈(35)은 모두 30대 중반을 넘었고, 올해 한 살씩 더 먹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던 리즈는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고, 류제국은 시범경기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결국 두 명의 새 외국인 투수가 모두 새 얼굴로 꾸려지게 됐고, 류제국과 우규민은 지난해의 활약이 일회성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잔부상에 시달리는 노장들의 뒤를 받쳐줄 젊은 선수들의 성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작년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4강을 다툴 수 있는 전력임은 틀림없지만,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만한 전력이라 생각되진 않는다.
3. 넥센 히어로즈 – 막강 타선, 혹시나 우승?
박병호, 강정호, 이택근 등은 이미 검증된 강타자들이다. 작년에는 김민성도 큰 힘을 보탰다. 용병 타자 비니 로티노가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그를 빼고도 리그 수위를 다툴 수 있는 강타선이다. 게다가 이성열이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고, 윤석민과 강지광도 예사롭지 않은 파워를 선보였다. 타선 하나는 일단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넥센의 최고 강점은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염경엽 감독을 신뢰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선발진이다. 나이트는 몬스터 시즌을 보낸 2012년을 제외하면 지난 4년 중 3번이나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 빠른 공에 비해 제구력이 나쁜 토종 3~5선발진이 어느 정도의 활약을 펼쳐줄 지가 관건이다. 투수들이 작년보다 잘 해준다면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겠지만, 선발진이 무너지면 힘든 4강 싸움을 펼쳐야 할 것이다.
4. 두산 베어스 – 프런트의 월권, 대가를 치러야 할 것!
지난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 놓은 김진욱 감독이 프런트와의 갈등 속에 경질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안타까운 현실이 또 다시 드러난 것.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김선우도 성적 부진을 이유로 내쳤다. 두산 소속 투수들은 물론 다른 팀에서 뛰고 있는 두산 출신 투수까지도 약속한 듯 입을 모아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지목했던 대선배의 공백, 후배들의 동요가 없을 수 없다.
타선에서는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이 이탈했다.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를 비롯해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들은 충분히 있지만, 무조건 낙관할 순 없다. 외국인 타자는 다른 팀에도 모두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투-타에 거쳐 선수단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 송일수 신임 감독이 얼마나 선수들을 잘 다독일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뚫린 구멍을 메우는 것이 쉽진 않을 것이다. 4강 진출도 쉽지 않아 보인다.
5. 롯데 자이언츠 - 22년만의 우승, 올해는 노려야 한다!
비록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은 멈췄지만, 2008년 이후 최악의 전력이라던 작년에도 5할 이상의 승률로 5위에 올랐다. 올해는 장원준과 장성우가 제대했고, 최준석이 FA로 영입됐다. 유먼-옥스프링-송승준-장원준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리그 정상권이고, 불펜도 양과 질 모두 훌륭하다. 봉중근이나 손승락 같은 정상급 마무리는 없지만, 정대현이 제 기량을 보여준다면 김성배와 함께 뒷문을 잘 지켜줄 듯.
지난해 롯데는 타선의 파워 부족으로 고생했다. 이대호-홍성흔의 빈자리 이상으로 강민호와 전준우의 부상과 부진이 문제였다. 올해는 그들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고,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통해 가려진 주전 선수들의 기량도 지난해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22년만의 우승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럴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4강 진출은 어렵지 않을 듯 보이고, 기세를 타면 우승도 가능해 보인다.
6. SK 와이번스 – 김광현이 부활해야 답이 나온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SK 왕조가 작년에는 6위에 그쳤다. 명예 회복을 위해선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부활해야 한다. 김광현이 되살아나면 레이예스-울프-윤희상과 더불어 최고 수준의 선발진 구축이 가능하다. 박희수는 이미 리그 정상급 마무리다. 게다가 올해는 간만에 주축 타자들이 건강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한다. 정근우의 빈자리는 일단 나주환이 채운다.
작년에는 4번 타자가 없어 고생했지만, 올해는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이 중심을 잡아줄 전망. ‘FA로이드 효과’가 기대되는 최정, 김강민, 김상현 등의 활약도 기대가 된다. 이처럼 모든 환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SK는 4강을 넘어 또 다시 한국시리즈를 노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수진의 허리가 부실하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 그리고 김광현과 김상현 등 해외진출이나 FA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이 의욕만 앞선 채 또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올해도 작년의 되풀이가 될 수도 있다. 야신이 심어준 ‘이기는 DNA’도 이제는 슬슬 퇴색될 시기, 새로운 그들만의 승리방정식을 만들어야 할 때다.
7. NC 다이노스 – 4강 진출, 허황된 꿈 아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NC를 ‘다크호스’라고 평가하고 있다. 작년에 NC가 보여준 경기력을 떠올린다면 결코 무리한 평가가 아니다. 지난해 신인이었던 선수들은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더 성장할 테고, 거기에 이종욱과 손시헌이라는 베테랑 야수들이 더해졌다. 외국인 투수를 3명 기용할 수 있다는 점은 NC만의 강점.
외국인 투수 3명과 이재학이 포진한 1~4선발의 힘은 리그 최강이고, 부실했던 타력과 수비도 보강됐다. 문제는 뒷문이다. 지난해 NC는 선발이 잘 던지고도 불펜이 지켜주지 못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 적이 많았다. 1군 진입 2년만의 4강 진출 여부도 그 약점을 얼마나 잘 보강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대를 걸었던 손민한, 박명환, 이혜천, 베테랑 3인방은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부진에 허덕였다. 김진성과 고창성의 어깨가 무겁다.
8. KIA 타이거즈 – 선동열은 과연 소통에 성공할까?
선동열 감독의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그런데 윤석민이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이용규도 한화로 갔다. 선동열 감독이 삼성의 전성기를 이끌 당시, 그 핵심은 ‘불펜 야구’였다. 그런데 KIA는 바로 그 불펜이 가장 큰 문제다. 올해도 불펜 강화에 실패했고, 마무리 투수로 점 찍은 외국인 투수 히이로 어센시오도 시범경기에서 불안한 피칭으로 일관했다.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쓴다는 건 그 자체로 약점일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는 ‘3명 보유, 2명 출전’이 원칙이다. 데니스 홀튼이 선발 등판하면 타자 브렛 필과 마무리 어센시오, 둘 중 한 명은 쉬어야 한다. 투수력도 타력도 그다지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불펜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다면 4강 싸움이 가능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꼴찌로 내려앉을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9. 한화 이글스 – 투수진이 이렇게 약해서야…
FA 시장의 큰손이 되어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는 어쩌면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가 될 지도 모른다. 테이블세터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김태균-최진행-김태완 등이 버틴 중심타선도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아무리 타선이 강화되었어도 투수진은 크게 나아진 점이 없다. 새 얼굴로 꾸려진 두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데, 그들의 활약 여부는 미지수다. 또 한가지 문제는 김응용 감독의 용병술. 지난해 김응용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은 혹사를 비롯한 수많은 논란거리를 만들어냈다. 그 한계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올해도 한화는 쌍팔년도식 야구를 벗어나지 못한 채 하위권을 멤돌아야 할 것이다.
이상으로 9개 구단의 올 시즌 전망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삼성과 넥센, 그리고 롯데의 4강 진출 확률이 가장 높아 보인다. KIA와 한화는 올해도 하위권에서 머물 듯. 나머지 4개 팀이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그 주인공이 NC가 된다면 올 시즌 프로야구가 좀 더 재미있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카스포인트 라인업’ 개막!
MBC 스포츠 플러스가 CASS와 함께 만든 독자적인 선수평가 방식인 ‘카스포인트(Cass Point)’가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다. 이제 어지간한 야구팬이라면 카스포인트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카스포인트를 통해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카스포인트를 토대로 한 한국형 판타지게임이랄 수 있는 ‘카스포인트 라인업’을 즐기는 것도 야구팬이라면 한번쯤 해볼 만한 일이다. 판타지게임의 재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6개월의 대장정이 가져다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을 것이다.
올해도 카스포인트 라인업이 푸짐한 상품과 함께 야구팬들을 찾아왔다.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되며, 무엇보다 저 상품들이 너무 탐난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에게는 실제 경기와 또 다른 하루하루의 소소한 재미를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도 즐길 수 있는 만큼, 한번 도전해보길 권한다.
일주일만 제대로 찍으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라니, 이 어찌 욕심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