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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후반기에 주목할 만한 다섯 가지 포인트

by 카이져 김홍석 2008. 7. 22.

한국시간으로 18일부터 시작된 후반기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후반기 개막과 동시에 뉴욕 양키스는 4연승을 달리며 대반격을 예고했고, 밀워키 브루어스도 5연승을 구가하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만큼이나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각 팀들의 순위 다툼은 더욱 재미있는 후반기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칼럼을 통해 메이저리그 각 지구별로 후반기 전망을 해보았다. 이번에는 각 팀의 의미 있는 기록과 개인 성적을 중심으로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려고 한다.


1. 컵스의 100년 만의 우승은 가능할까?

20세기 초인 1908년에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후 100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시카고 컵스는 현재까지 순항중이다. 현 시점에서 바라본 컵스의 전력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우승에 가장 가까워 보일 정도다.


내셔널리그 팀 득점 1위에 올라 있는 컵스는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무려 6명에 이르는 등 정확도와 파워를 골고루 갖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스피드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4할 안팎의 출루율을 기록 중인 라이언 테리엇(.326 15도루)은 톱타자로 부족함이 없다.


투수력은 더욱 강하다. 오클랜드에서 영입한 리치 하든이 건강하기만 하면, 카를로스 잠브라노(10승 4패 2.98)-리치 하든(5승 1패 2.12)-라이언 뎀스터(11승 4패 3.05)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포스트 시즌에서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 틀림없다. 마무리 케리 우드(4승 2패 24세이브 3.02)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문제는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이다. 밀워키 브루어스(56승 43패)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57승 44패)의 추격이 너무나도 무섭다. 현재까지는 컵스(58승 41패)가 2경기 차이로 앞서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최소한 와일드카드는 획득해야하며, 쉽지는 않겠지만 현재 컵스의 전력으로 봤을 때 가능성은 차고도 넘친다.


컵스의 우승. 이것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다.


2. 양키스의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내셔널리그의 컵스가 100년만의 우승을 노린다면, 아메리칸리그의 뉴욕 양키스는 1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큰 위기를 극복하면서 13년 연속 진출에 성공한 양키스는 올해도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 또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문 기록은 1991년부터 2005년까지(1994년 제외-파업) 14년 연속 진출에 성공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가지고 있다. 양키스가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오른다면 타이기록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4연승을 달리는 등 좋은 기세를 타고 있으나, 에이스 왕첸밍과 주전 포수 호르헤 포사다 그리고 외야수 마쓰이 히데키까지 장기 결장하거나 시즌 아웃이 결정된 마당이라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부상 선수로 인한 타선의 침체를 면하기 위해선 팀의 상징인 데릭 지터(.284)가 하루 빨리 살아나 3할 타율의 문을 두드리는 수밖에 없다.


3. K-로드의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 달성?

한국 시간으로 21일 LA 에인절스의 마무리 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는 98경기 만에 40세이브(3블론)를 기록하며 역대 최소 경기로 40세이브에 도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삼진을 의미하는 ‘K-로드’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로드리게스는 현재 2위 그룹과 11개의 큰 차이로 메이저리그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시즌 종료 시점에는 무려 66세이브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이 부문 역대 기록은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바비 식펜이 보유한 57세이브. 에릭 가니에가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2003년에 도전했었지만 55세이브에서 멈추고 말았다. 2002년의 존 스몰츠도 마찬가지. 로드리게스는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식펜의 기록을 넘어 사상 최초의 60세이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2살 때부터 팀의 주전 마무리를 맡아 26살이 된 지금까지 186세이브를 기록 중인 그는 트레버 호프만의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투수로 기대를 받고 있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40세이브를 달성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갑작스럽게 에인절스의 타선이 폭발하거나 투수진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기록 작성은 순조롭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4. 그렉 매덕스의 연속 10승 기록은 가능한가?

지난해까지 그렉 매덕스는 ‘20년 연속 두 자리 승수(13승 이상) 달성’이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 시즌 매덕스는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통산 350승이자 시즌 3승에서 승수 쌓기가 멈춘 채 5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유독 매덕스가 등판하는 날이면 샌디에이고 타선이 침묵하기 때문이다.


컵스의 우승과 양키스의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도 의미가 있겠지만, 개인 기록의 측면에서 본다면 매덕스가 이어오고 있던 저 기록만큼 위대한 것은 칼 립켄 주니어의 연속 경기 출장 기록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매덕스의 현 상태는 무척이나 아쉽다. 현재 매덕스의 페이스로는 10승 달성이 매우 불투명하다.


매덕스의 올 시즌 성적은 3승 8패 방어율 4.21이다. 방어율이 다소 높아 보이지만 크게 무너진 경기가 몇 번 있기에 그럴 뿐,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호투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하지만 승운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매덕스는 12번의 퀄리티 스타트에서 고작 3승만을 챙겼을 뿐이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4월 23일 7이닝 무실점, 6월 4일 7이닝 1실점, 10일 6이닝 1실점, 20일 7이닝 1실점 경기 등은 매덕스와 그의 팬들로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과연 매덕스의 기록이 ‘21년 연속’을 연장될 수 있을까? 위대한 투수의 기록 갱신 여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5. 해밀턴-엔키엘의 맹활약은 어디까지?

‘메이저리그의 인간승리’하면 떠오르는 두 선수, 자쉬 해밀턴과 릭 엔키엘. 해밀턴이 전반기 내내 워낙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친 터라 엔키엘이 조금 묻히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엔키엘도 투수 출신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장타력을 과시하며 팀의 5번 타자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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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는 현재까지 똑같이 22홈런을 기록 중이다. 타점 면에서는 해밀턴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지만, 엔키엘의 경우는 라이언 루드윅(22홈런 68타점)과 알버트 푸홀스(18홈런 55타점)가 바로 앞에서 주자들을 쓸어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밀턴은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타격3관왕에 대한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 있으며, 엔키엘도 분발하면 40홈런 고지를 노크할 수 있는 펀치력을 지니고 있다. 둘을 향한 의혹 어린 시선은 이미 사라졌으며, 이제 남은 것은 뒤늦게 출발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멋지게 만들어나가는 것뿐이다.


9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히며 큰 기대를 모았던 해밀턴과 그 해 마이너리그 유망주 랭킹 1위에 오르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받았던 릭 엔키엘. 비록 먼 길을 돌아오긴 했으나 재능과 노력이 하나 되어 이루어내고 있는 두 선수의 맹활약은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