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예선 14일 경기 결과>
1경기. 미국 7 : 0 네덜란드
미국 대표팀의 유일한 아마추어이자 내년시즌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픽이 거의 확정적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샌디에이고 주립대)의 위력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7이닝 1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승리. 데이비 존슨 감독이 왜 이 선수를 한국전에 등판시키지 않았는지가 의문이다.
스트라스버그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는 동안 10안타 4볼넷을 얻어낸 미국 대표팀은 7점을 뽑아냈고, 결국 비로 인해 경기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할 상황이 되자 8회 강우 콜드 게임으로 승리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미드시즌 유망주 랭킹에서 전체 7위에 올랐던 맷 라포타(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3점 홈런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냈다.
반면 전날에도 대만에게 4안타 무득점을 기록하며 5:0으로 패했던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최약체라는 평가대로 2경기에서 5안타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이대로라면 전패로 예선을 탈락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상황. 하지만 딱히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다.
2경기. 한국 0 : 0 중국 - 서스펜디드
한국으로서는 1점이 아쉬운 통한의 경기였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경기를 한 후 곧바로 이어진 낮 경기라 한국 타자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다행히 선발 송승준이 컨디션 관리를 잘해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중국에게 강우 콜드 패를 당할 뻔했던 아찔한 시합이었다.
이로서 한국은 미국전에 승리함으로써 가져온 이점을 모두 잃어버리고 오히려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휴식일인 17일 경기를 치러야 하며, 투수 로테이션에도 구멍이 생기게 된 것. 미국전에서 8득점하며 살아났던 타선의 기세가 한 풀 꺾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날 미국 투수들의 150km에 달하는 강속구는 잘도 받아치던 한국 선수들이 중국 선발 리첸하오의 130km 중반의 직구과 그에 동반되는 변화구는 제대로 건드려 보지도 못했다.
반대로 전날 캐나다에 10:0으로 참패했던 중국은 한국과 대등한 승부를 벌이며 분위기를 탔다.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는 이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지 몰라도 17일에 이어질 한국과의 남은 시합에서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경문 감독은 이래저래 골치가 아플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3경기. 쿠바 7 : 6 캐나다
5안타를 친 쿠바가 9안타의 캐나다를 꺾었다. 5안타 가운데 홈런 두 방이 포함되어 있었고, 6개나 되는 볼넷을 얻어냈기 때문. 양팀 선발 투수들이 모두 난조를 보이며 타격전 양상으로 진행된 경기는 6회 초까지 캐나다가 5:3으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6회 말에 터진 투런 홈런 두 방으로 경기는 뒤집어졌고, 그 리드를 잘 지켜낸 쿠바가 힘겹게 승리했다.
8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2연승으로 내달린 쿠바.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그러한 쿠바보다도 2경기에서 16점을 뽑아내며 만만치 않은 화력을 과시한 캐나다의 타선이 더 신경 쓰인다.
4경기. 일본 6 : 1 대만
일본 투수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스코어만 보면 일본이 여유 있게 승리한 것 같지만, 9회에 4득점하기 전까지는 2:1의 팽팽한 승부였다. 그 리드를 지켜낸 것은 9이닝 동안 단 1점밖에 허용하지 않은 투수들의 활약 덕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라이온즈)의 호투도 빛났으나, 3이닝을 1안타 5탈삼진으로 틀어막은 3명의 구원투수의 활약이 더욱 눈에 띈다. 전날 쿠바와의 경기에서도 다르비슈 유(니혼햄 파이터즈)가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등판한 3명의 투수는 4이닝 동안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7이닝 3피안타 11탈삼진을 기록한 일본의 구원투수진은 어쩌면 일본의 진정한 강함일지도 모른다.
대만은 믿었던 4번 타자 첸친펑이 이틀연속 무안타(7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면서 네덜란드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등판한 5명의 투수 가운데 무려 4명이 실점을 허용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오늘(15일)의 경기>
1경기. 중국(1패) vs 대만(1승 1패) - 오전 11:30
한국과의 대등한 승부로 기세를 탄 홈팀 중국과 일본에게 패한 대만의 맞대결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녁 경기 이후 다음날 치르는 낮 경기. 대만과 한국의 전력을 간접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시합이다. 일본과 박빙의 승부를 벌였지만 결국 투타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패배했고, 그들이 손쉽게 5:0으로 제압한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최약체로 분류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상외로 중국이 홈팀의 이점을 살려 대만을 이길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2경기. 미국(1승 1패) vs 쿠바(2승) - 오후 12:30
첫날 벌어진 일본과 쿠바의 대결(4:2로 쿠바 승)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시합이다. 쿠바는 아직 에이스 혼데스 마르티네즈를 등판시키지 않았고, 미국도 브렛 앤더슨(BA 랭킹 16위)이라는 왼손 에이스를 남겨두고 있다. 미국은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4강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에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두 경기에서 14점을 기록한 미국 타선을 쿠바의 투수진이 어떻게 막아낼 지가 관건.
3경기. 캐나다(1승 1패) vs 한국(1승) - 오후 7:00
중국-쿠바와의 경기를 통해 캐나다의 전력이 결코 만만치 않음이 드러났다.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캐나다의 타선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2경기에서 23타수 10안타 3홈런 11타점을 합작한 마이클 손더스(시애틀 매리너스)-스캇 쏘먼(애틀란타 브레이브스)-닉 웨글라즈(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조심해야 한다. 손더스는 BA 랭킹 30위권에 들어가는 특급 유망주이며, 쏘먼은 한때 애틀란타의 주전 1루수이기도 했던 선수. 한국의 선발 투수로 예상되고 있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이들을 어떻게 제압하느냐에 승부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경기. 일본 vs 네덜란드(오후 8시)
우승후보 일본과 전패가 예상되는 네덜란드의 대결.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이 일본의 낙승이 예상된다. 일본으로서는 16일 숙명의 라이벌인 한국전을 앞두고, 대만과의 시합 막판에 살아난 타선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중국과의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면서 연이어 난적을 상대해야하는 한국으로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일정이다.
<한국의 예선 풀리그 일정>
13일 오후 07:00 vs 미국 8:7 승
14일 오후 12:30 vs 중국 0:0 - 17일로 연기
15일 오후 07:00 vs 캐나다
16일 오후 08:00 vs 일본
18일 오후 12:30 vs 대만
19일 오후 12:30 vs 쿠바
20일 오후 12:30 vs 네덜란드
<결승 토너먼트 일정>
22일 오전 11:30 준결승 예선 1-4위전
22일 오후 07:00 준결승 예선 2-3위전
23일 오전 11:30 동메달 결정전
23일 오후 07:00 결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