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예선 17일 경기 결과>
1경기. 한국 1 : 0 중국
라이벌 나라들이 쉬는 날 경기를 치른 것도 억울한데 결국 정규이닝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까지 치렀다. 승리는 거뒀지만 한국으로서는 잃은 것도 많았던 아쉬운 시합이었음이 분명하다. 6회말 한국의 공격부터 이어진 경기는 결국 11회 연장 승부치기에 돌입해서야 끝이 났다. 이승엽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침체된 타격 분위기를 쇄신할만한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 상처뿐인 승리로 남을 수도 있었다.
이번 올림픽 내내 이어지고 있는 ‘중국 울렁증’이 야구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뻔했다. 김경문 감독까지 “승부치기에 들어가는 순간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최약체로 평가된 네덜란드에게도 패한 팀이 숙적 대만을 물리치고, 최근 들어 질투의 대상이 되어버린 한국을 끈질기게 괴롭혔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이날 경기로 인해 한국은 4강 토너먼트 진출을 거의 확정지었을 뿐만 아니라, 쿠바와 더불어 사실상 예선 1,2위를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쿠바와의 경기에서 승자가 1위, 패자가 2위가 될 가능성이 99%쯤 된다. 쿠바가 중국이나 네덜란드에게 패할 가능성은 1%도 되지 않으며 우리나라가 네덜란드에게 질 가능성도 거의 없기 때문. 일단 준결승에서 쿠바는 피했다. 그 상대가 일본이냐 미국이냐 하는 것은 예선 마지막 날 예정되어 있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오늘(18일)의 경기>
1경기. 캐나다(1승 3패) vs 일본(2승 2패) - 오전 11:30
오늘 펼쳐질 경기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경기이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열띤 목소리로 캐나다를 향한 일방적인 응원을 펼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캐나다가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일본이나 미국 둘 중의 한 팀(특히 일본)이 예선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 캐나다는 4강 진출을 위해서, 일본은 4강 탈락을 방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할 경기다.(같은 말이지만 그 속뜻은 조금 다르다는 뜻에서 표현을 달리했다.)
중국을 10:0으로 이긴 캐나다는 쿠바, 한국, 미국에게 연달아 1점차로 아깝게 패했다. 그 덕에 1승 3패로 저조한 성적일 뿐 지금까지 드러난 전력을 봤을 때 대만과 네덜란드의 경기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일본만 잡는다면 나중에 일본과 미국의 경기 결과에 따라 4강 진출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80% 이상이다. 미국이 일본을 꺾는다면 4패가 된 일본을 재치고 4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되며, 일본이 승리한다 하더라도 3팀이 나란히 4승 3패가 된다. 그렇게 된다면 ‘승자승의 원칙’은 통용되지 않지만 그 다음 우선순위인 ‘이닝당 최소실점의 원칙’에 의해서 캐나다가 올라갈 가능성이 제법 높다. 현재까지 캐나다는 이닝당 실점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상대하기가 껄끄러운 일본(또는 미국)보다는 캐나다가 편한 것이 사실이다. 만약 이 경기에서 캐나다가 승리한다면 한국과 쿠바는 19일 벌어질 맞대결에서 총력전을 펼치며 예선 1위를 확보하려할 가능성이 크다.
2경기. 한국(4승) vs 대만(1승 3패) - 오후 12:30
첫 경기였던 미국전에 등판해 나쁘지 않았던 피칭(4.1이닝 3실점)을 선보였던 봉중근이 다시 한 번 출격한다. 대만의 선발로 예상되는 선수는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를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던 천웨이인.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뛰는 선수로 올 시즌 67이닝을 던지면서 2.67의 방어율을 기록 중인 선수다. 쉽게 볼 선수는 아니라는 뜻.
게다가 하루의 휴식을 가지고 나오는 대만 타자들과 휴식일에 경기를 한 한국의 타자들의 컨디션이 같을 수는 없으며, 경기 시간이 저녁이 아닌 낮이라는 점도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선발 봉중근의 역할이 중요하다. 캐나다 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류현진을 본받아 최소한 7이닝 이상을 버티며 상대 실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일정상 결승이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큰 그이기에 그 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번에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3경기. 쿠바(4승) vs 네덜란드(1승 3패) - 오후 7:00
한국과 더불어 이번 대회 최고의 분위기를 자랑하는 쿠바와 최약체로 평가받다가 중국에게 의외의 승리를 거둔 네덜란드의 대결. 역시나 관심사는 승부의 행방보다는 쿠바가 얼마나 손쉽게 이기느냐에 맞춰진다. 아무래도 네덜란드가 쿠바의 선발로 예상되는 노르헤 루이스 베라(일본전 6이닝 2실점 승리투수)를 공략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4경기. 미국(2승 2패) vs 중국(1승 3패) - 오후 8:00
중국은 17일 한국과의 서스펜디드 경기를 이어서 가지게 된 덕분에 휴식일도 없이 한국-미국-일본-쿠바라는 최악의 일정을 소화해야만 한다. 중국이 1승 6패의 성적으로 최하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팀 득점 1위(23득점)인 미국과 최다 실점의 중국(24실점)의 대결인 만큼 미국이 얼마나 많은 점수를 뽑느냐가 주요 포인트다. 미국으로서는 약점을 내비치고 있는 투수진을 추스르고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림픽 예선 풀리그 결과 및 순위>
<결승 토너먼트 일정>
22일 오전 11:30 준결승(예선 1-4위)
22일 오후 07:00 준결승(예선 2-3위)
23일 오전 11:30 동메달 결정전
23일 오후 07:00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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