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개막을 앞두고 도루왕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선수들이 있다. 06시즌 도루왕 이종욱, WBC의 영웅 이용규 그리고 07,08 도루왕 2연패를 달성한 이대형 등... 하지만 최고의 리드오프를 논할때엔? 설사 그 논쟁의 발원지가 쌍마라 하더라도 이대형의 이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체 원인이 뭘까?
도루가 전부는 아니다
순수한 스피드만 가지고 본다면 이대형은 단연 국내 최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앞선 두 시즌 동안 2위 와의 꽤나 격차를 벌려놓은 상태에서 도루왕을 차지했던 걸로 봐선 그의 스피드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도루왕을 차지한 것 만으로 그가 톱타자로써의 제 몫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22일 현재 이대형의 출루율은 정확히 0.300로 8개구단 톱타자 중 최하위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나 올 시즌엔 도루도 단 2개에 불과해 사실상 뭐 하나 내놓을 게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타격은 건들 뿐?
'왼손은 거들 뿐' 이란 슬램덩크의 명대사가 있다. 만약 이대형이 이 만화의 주인공 이었다면 이렇게 말 하지 않았을까? '타격은 건들 뿐' 실제로 이대형의 08시즌 타구 분포도는 좌측으로 향한 타구가 무려 48%에 육박했다. 같은 해에 이종욱이 37%, 이용규가 39% 라는 사실을 덧붙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물론 지난 해 성적은 그저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그리고 올 시즌 이대형의 타구는 좌/중/우 6/5/6 으로 꽤 고른 분포도를 나타내고 있다. (사실 작년 역시 시즌 초반에는 상당히 고른 분포도를 나타냈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그의 내야안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이대형은 내야 안타 7개, 외야 뻗은 안타는 10개를 기록 중이다. 역시 그냥 딱 봤을때는 다소 감이 안 잡힐수도 있을 것이다. 이해가 쉽도록 한 마디로 요약해 주자면 '8개구단 톱타자중 내야안타 비율 1위'라 할 수 있겠다. 한화의 강동우, 두산의 이종욱은 1개에 불과하고 신인으로써 삼성의 1번을 책임지고 있는 김상수는 내야안타가 단 한개도 없다. 분명 이유가 있는 결과물이다.
실제로 이대형은 타격시에 상체가 오른쪽으로 쏠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얼른 치고 1루로 가겠다는 좋은 쪽으로 해석 될 수도 있지만 일단 타격은 제대로 한 뒤에 1루로 뛸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라 할 수 있는 이용규와 이종욱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지만 두 선수는 이대형과 마찬가지로 준족에 팀의 1번타자 이지만 이대형과는 달리 상당히 안정된 하체 바탕으로 스윙을 한다. 빠른발을 가지고도 이대형 에게서 3루타를 볼 수 없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LG의 올 시즌 경기를 그렇게 많이 보진 못했지만 예년에 비해선 하체가 안정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앞서 말했듯이 '예년에 비해'서 일 뿐이다. 여전히 상체는 타격을 마치기도 전에 1루를 향하고 있었다. 또 하나의 내야안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진제공=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