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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180

위대한 조연, 잊을 수 없는 2인자의 추억 흔히 역사는 1등만을 기억한다고들 한다. 매일 경쟁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기 마련이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승자에게만 향하고 패자는 쉽게 잊히기 일쑤다. 그러나 참다운 스포츠의 의미는 단지 1인자라는 ‘결과’를 가리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1인자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숱한 경쟁자들이 함께 땀을 흘리고 멋진 승부를 연출해내는 ‘과정’에 있다. 우승의 열매를 따내기 위한 그에 걸맞는 치열한 과정이 없다면 1인자의 가치도 그만큼 떨어진다. 승패라는 결과를 떠나 그런 멋진 과정을 함께 연출해준 2인자들이 있었기에 1인자들의 업적이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패자’는 그 과정만으로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흔히 스포츠를 전쟁이라고도 표.. 2010. 12. 27.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결정적 순간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17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이라는 한마디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영광과 좌절의 시기가 극명하게 교차하는 박찬호의 야구인생은 그 자체로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무수한 사연과 곡절, 그 속에서 최고의 야구인으로 성장해온 박찬호의 이야기는 마치 살아있는 인생교본과도 같다. ● 1996년 4월 7일 메이저리그 첫 승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해, 94년에 다저스에 입단했지만 이후 2년간 마이너리그를 전전해야 했던 박찬호는 1996년 불펜투수로 전격적인 메이저리그 승격을 통보 받았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4월 7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 선발 라몬 마르티네스의 급작스런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박찬호는 2회부터 등판해 4이닝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빅리그 데뷔 .. 2010. 12. 25.
SK 따라하기 열풍, 부러우면 지는 거다! 2007년 이후 SK가 경쟁 구단들에게 ‘공공의 적’이 된지는 오래됐다. 올해도 SK 와이번스가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최근 4년간 3번이나 정상에 오르자, 이에 자극 받은 나머지 7개 구단은 이구동성으로 ‘타도 SK’를 선언했다. 특히 ‘SK 왕조’ 탄생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김경문 두산 감독이나 선동열 삼성 감독은 “SK를 넘지 못한다면 우승을 불가능하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에 비시즌 동안의 더욱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하여 다음 시즌 SK를 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SK를 넘어서겠다’는 팀들의 방식이 정작 ‘SK 워너비’라는 사실은 기묘한 아이러니다. 올 겨울 프로야구계에는 그야말로 ‘SK 따라하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최근 몇.. 2010. 12. 24.
'종범신' 이종범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양준혁, 김재현, 구대성, 안경현, 가득염... 등 올 시즌 프로야구에는 유난히 전설들의 은퇴소식이 많았다. 특히 양준혁의 전격적인 은퇴 소식은 많은 팬들에게 남다른 감회를 자아냈다. 그와 더불어 한편으로 팬들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그럼 이종범은?” 하는 의문부호였다. 프로 입단 동기생으로, 나란히 동시대를 풍미한 영호남의 라이벌로, 나이가 들어서도 한국야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장수한 두 스타의 존재감은 그만큼 팬들 사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양준혁은 삼성과 오랜 애증관계를 유지해왔다. 한때 선수협 설립파문을 놓고 구단으로부터 보복성 트레이드를 당하기도 했고, 다시 돌아와서는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하기도 하며 희노애락의 역사를 공유했다. 아픈 순간도 많았.. 2010. 12. 19.